정희승은 비결정적인고 잠재적인 상황 또는 상태를 사진에 담는다. 무심하게 찍힌 즉흥적 상황은 시간의 흐름 속에 극히 짧은 순간이지만 사진기에 포착된 모습은 영원한 시간 속에 보존된 것처럼 무한하게 보여진다.
Still Life 연작은 일상 사물과 신체를 이용하여 상황을 연출하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이다. 전작 Reading에서의 대상이 인물에서 사물로 변경되었지만 동일한 연장선에 있는 이들 이미지는 형식적으로는 사진과 조각 그리고 퍼포먼스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으며, 화면 속 피사체는 덧없는 순간과 영원, 일상과 모뉴멘탈, 평범과 비범 사이에서 위태로우면서도 무심하게 스스로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작품은 작가가 사물이 존재하는 상태, 즉 비결정적이고 잠재적인 상태(Liminal state)에 대해 가지는 관심과 탐구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규정될 수 없는 상태, 즉 경계적 상태에 꾸준히 집중하는데 사진으로 포착된 피사체는 무한의 지경을 넘어 마치 독립된 개체와도 같은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이렇듯 일상의 사물들은 전작에서 보여졌던 인물의 복잡한 정서처럼 다분히 심리적이며 내적인 관계에 서로 얽혀있다. 전시장에는 액자형태의 사진 작품과 선반위에 올려진 오브제로서의 사진이 함께 전시되어 일상에서 무심히 튀어나오는 파편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이것들은 주체적으로 상호간 교류하며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김수현, 송은아트스페이스 큐레이터
Heeseung Chung takes a picture of nondeterministic and latent situations or state of things. Although an extemporary situation taken unintentionally is a moment in the current time, the scene in the photograph seems infinite as if it is preserved in eternity.
In the Still-life series, the artist produces situations using ordinary objects and body parts, and takes photographs of them. Subjects are changed from figures in the previous series, Reading, to objects, but still images in the photographs are on the same line of thought. As a genre, the images in the photos belong to the boundary of photography, sculpture and performance. Also, her subjects in the photos reveal themselves critically but unintentionally in between ephemeral and eternity, the mundane and the monumental, and the ordinary and extraordinary.
These works presenting such ‘situations’ initiated from her attention and research about how matter exists; the liminal and latent state. As the artist has focused on the liminal state, subjects in the photograph seem to go beyond the infinite state and then to have vitality as an independent existence. Therefore, the relationships of the ordinary objects in her photos are as psychological and internal as the complicated emotions of figures in her previous work. In the exhibition space, photos are presented as objects on the shelves along with framed photo works. They reveal fragments of everyday life in a metaphoric way, subjectively interchanging each other.
Suhyun Kim, Curator of Songeun Art Space